리뷰

현대 페미니즘 소설 현남오빠에게

다육짱 2018. 10. 9. 12:26

페미니즘이란 말이 공공연해진지 얼마나 됐을까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페미니즘이란 단어가 우리에게 많이 생소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저도 성차별이라는 것에 대해 항상 별다른 의식 없이 살아왔는데 사회에서 큰 이슈가 되고 여기저기서 대두되면서 이 문제에 대해 한 번 쯤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보통의 페미니즘이라 하면 잘못된 이슈와 사상을 가진 사람들이 이 대목을 이끌고 주도하면서 안 좋은 인식을 사람들에게 많이 심어줬다고 생각하는데 저 역시 이에 크게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지도 않았습니다. 그동안 조용했던 평야에 분쟁의 폭탄을 떨어트려 분란을 조장하고 불필요한 싸움을 만드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현남오빠에게‘를 읽고 어쩌면 현대 페미니즘의 발생이 이유 없는 현상이 아닐 수도 있겠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책의 전체적인 내용은 강현남이라는 남자친구에게 화자가 청혼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에 대해서 편지를 통해 전하는 내용으로 독자가 10년간 연애한 보통 커플의 회고록을 돌아보며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를 되짚어 볼 수 있게 도와줍니다.

 

 

대학교에 입학해 선후배사이에서 연인이 되고 그렇게 같이 대학생활을 이어나가면서 화자는 둘의 관계와 모습보다 주변시선에 비춰지는 모습에 눈치를 보는 상황들이 생깁니다. 비단 학교에서 ‘강현남‘의 여자 친구로 낙인이 찍혀버린 상황에서 무언가 남자친구에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기 망설인다던지 싸움을 만들고 싶지 않아 불편한 거짓말로 자신을 숨기는 일들이 발생합니다. 과연 여기서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질 수 있을까 생각이 듭니다.

 

 

 

 

 

 

만약 이 책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대목중 하나가 사회에서 비춰지는 여성상이 불리하여 연인관계에서도 여자 쪽이 ‘을이 될 수밖에 없다‘라는 거라면 이는 잘못된 페미니즘의 좋은 예라고 생각합니다. 원인과 결과만으로 사람관계에서 잘잘못을 따질 수는 없겠지만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 과연 얼마나 존재할까라고 되짚어본다면 작품 속에서 보이는 화자는 남자에게 자신이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었다라고 말하며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들이 보여서 불편했습니다. 대학이든 어디든 한 집단 안에서 소문에 민감한 것에 대해 남 녀 구분이 될 만큼 그 편차가 심하다고 생각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하지만 되돌려 생각해본다면 우리는 너무나 익숙해서 인식하지도 못한 채로 성차별을 하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책에서 나와 있지는 않지만 연인사이에서 여자만 성적으로 문란한 여자로 만들기도 하고 마치 이성 경험에 있어서 남자가 갑이고 여자가 을인 것처럼 말이 오고가는 현장을 많이 접해오면서 어쩌면 우리 모두가 불편하지만 성차별에 있어 가해자의 입장에 한 번씩 서있었다면 이를 되짚어보고 반성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저자 조남주 작가는 40년을 살면서 성차별에 대해 큰 인식 없이 살아왔다고 하는데요. 그녀는 아이를 낳고 육아를 하면서 우리나라에서 아직 만연한 잘못된 성 인식을 접하게 되고 그동안 자신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지만 잘못된 성차별 의식을 바로보고자 페미니스트가 되었다고 합니다. 실은 우리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애초에 차별이라는 것이 우리의 눈앞에 떡하니 존재한다면 이를 그냥 두고 부정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지 않을리 없죠.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당연한 부분에서 차별은 존재합니다. 우리는 이를 똑바로 보려고 노력해야하고 항상 잘못된 태도로 삶을 살진 않았는지 생각해야 합니다.

 

 

 

 

 

 

그로 인해 세상은 더욱 올바른 길로 바뀌는 것이니까요.  현남오빠에게를 읽고 양쪽의 입장에서 그들의 상황을 대입해 봤을 때 저는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잘못했다고 정의를 내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아쉬운 상황 속에서 우리가 지나쳤던 문제들이 이빨에 끼인 고기마냥 끼어있었고 저는 이런 문제들을 찝찝한 채로 읽었던 것 같습니다. 퍽 공감 가는 문구가 있는 반면 너무나 나와 상황이 달라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들도 있었죠.

 

 

 

그러나 그런 문제들과 작가의 화두 속에 확실한건 우리는 과연 일상 속에서 바른 시선으로 남, 녀를 바라보고 있는 가였습니다. 성차별이라는 주제가 민감해지고 껄끄러워진 요즘 무조건적인 양보를 바라는 것 보다 이런 문학작품을 통해 상대방을 정해두지 않고 나 자신과 대화를 해본다면 어쩌면 혼자만으로도 올바른 답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