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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가을 책추천 디어라이프 속의 주제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인연이란 무엇으로 엮여져 있는 걸까? 관계 존재의 이유에 대해 묻는다면 우리는 사랑과 필요라고 생각할 것이며, 필요에 의한 관계 다소 딱딱하지만 너무나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사실상 20대가 지나고 나서 우리가 이어가는 관계는 인맥이라고 정의하며, 인맥의 힘이 되고 인맥이 능력이 된다.
우리는 그런 인맥관리를 위해 필요하지 않은 행동을 하고, 하고 싶지 않은 표정을 짓는다. 그렇게 구성된 것이다. 메이벌리의 리아는 이미 그런 사회 속에서 자신에게 필요한 사람이 많지 않다는 걸 느껴서 말이 없었을지도 모른다.
출처 : Freepik.com
지독한 인연, 갑갑한 동네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 이 모든 건 리아를 옥죄이고 어쩌면 필요하지 않은 행동을 할 여유조차 앗아간 거라고 느꼈다. 리아가 일하는 영화관에서 상관인 모건 역시 리아를 필요에 의해서 바라본다. 자신이 리어로 인해 '손해를 보면 어쩌지'라는 생각... 이런 것들이 나쁜 것일까?
어떻게 보면 당영한 상황 속에서 당연하지 않은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는 두 사람이 있었다. 바로 경찰관 레이와 그의 아내 이저벨이다. 그녀의 안전을 위해 토요일 밤이 되면 그녀를 집으로 바래다주는 경찰관 레이는 전행의 아픔을 겪고 퇴역군인 신분에서 선생님과 제자로 이저벨을 만나고 결혼한다. 하지만 전쟁의 상처가 깊게 박힌 그에게 이저벨은 공감 받지도, 하지도 못하는 뭔가 답답한 존재로 묘사된다. 여느 부부처럼 그와 그녀는 대화를 나누고 희귀병을 않는 그녀를 위해 희생하는 레이 하지만 이 작품에서 둘이 관계를 보면서 나는 어딘가 꽉 막힌듯 느낌을 받았다. 소통이 있지만 소통이 없다. 공감이 없은 소통은 어쩌면 레이가 이저벨의 죽음에 점점 무뎌지는데 큰 역할을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서 많은 대화가 오가지 않아도 뭔가 그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그의 상실을 채워주는 존재 리아는 우리의 인생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계라고 생각한다. 호감은 호기심에서 시작하고 그런 호기심은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는 무언가 알 수 없는 끌림에서 부터 온다. 그런 끌림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런 호감은 우리가 필요로 하지 않아도 관계를 이어가게 만든다. 난 이런 감정이 사랑일까... 연민일까... 작품을 읽으면서 계속 되짚게 되었고, 처음 읽었을 때는 명확한 답을 내릴 수 없없다. 두 번째 읽었을 때는 그런 사랑을 시작하기 전의 호기심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읽었을 때는 현실의 상황과 그와 그녀가 윤리적 평가에 의해 감정을 숨기고 그런 상황속에서 서로에게 연민을 보내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룰 수 없는 사랑과 그럴 수 없는 상황들이 레이와 리아의 대화속에서 느껴져서 독자들로 하여금 둘의 관계가 조금 더 특별하게 보였던 것이다.
작가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이런 관계에 대한 것뿐이 아니다. 전쟁으로 인한 동료, 상관의 죽음, 아내 이저벨의 죽음, 갑작스럽게 사라져버린 리아 이런 상황속에서 레이는 상실감을 느낀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주변 사람들을 하나 둘 상실한다. 그건 아마 우리가 아무리 공동체의 일원으로써 살아간다고 해도 개인으로써 살아간다는 증거일지도 모른다. 그런 상실 속에서 그의 가장 커다란 존재 이저벨의 상실은 그에게 너무나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 그러던 중 리아를 만나고 그녀의 이름을 되새기면서 잃었던 상실감을 회복하는 레이 이것은 어떤 의미일까?
그에게 너무나 큰 마음속 공간을 차지하고 있던 이저벨이 그저 대화 몇 마디를 나눠본 게 다인 리아로 채워진다는 걸까? 여기서 공감이 크게 작용한다. 그와 마찬가지로 수많은 상실을 거쳐 온 리아는 레이와 같은 위치에서 같은 시선으로 서로를 바라본다. 말하지 않아도 안다는 것이 있지 않은가... 그동안 소통의 부제보다 공감의 부제가 켰던 이버레과 레이는 같은 상황에서 같이 아파하는 리아를 통해 채워지는 것이다. 책추천 디어라이프 속 메이벌리를 떠나면서는 우리는 좌절했을 때 우리보다 더욱 열악한 상황에 놓인 이를 보고 안심한다고 했다. 레이 역시 이런 상황 속에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리아를 필요에 의해 사랑했을지도 모른다. 각자의 가치관이 다르다지만 비슷할 수는 있고 각자의 사정이 다르다지만 공감할 수 있다.
우리의 관계 속에서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일 것이다. 수많은 사람과 그런 사람들 속에 소통의 부재로 도태된 나, 그런 현실 안에서 진정으로 고통된 상황에서 서로 부등켜 앉고 아픔을 쓸어내려주는 그런 사랑을 찾고 있지는 않은지 뒤돌아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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