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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추천 앨리스 먼로의 호수가 보이는 풍경은 단편 소설집 디어 라이프의 차례에서 밀접한 작품인 돌리와 주제가 일맥상통한다. 앨리스 먼로는 작품 내에서 자전적인 모습을 많이 담는데 무엇보다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사실적으로 담고 싶어 하는듯한 느낌이 많이 든다.
호수가 보이는 풍경에서 먼로가 하고 싶어하는 말은 바로 노인의 욕망에 대한 이야기다. 호수가 보이는 풍경은 여주인공 낸시가 치매를 의심하며 정신과 의사를 찾아가는 과정으로 시작된다. 낸시는 이미 많이 늙은 상태로 스포츠 프로그램을 보기를 좋아하는 남편을 두고 혼자 차를 끌고 처음 가는 동네에서 의사를 찾아 나선다. 하지만 치매 때문인지 그녀는 의사의 이름을 자꾸 까먹고 그러면서 처음 보는 동네에서 이리저리 헤매다가 보기 좋은 풍경도 보고 그 지역에 사는 남자 정원사와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풋풋한 감정도 느낀다.
먼로의 작품에서 부인이 있다던가 남편이 있다던가하는 조건들은 욕망 앞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것으로 펴현이 되는데요, 아무리 결혼을 하고 아이가 있는 사람이라고 해도 매력적인 이성에게 끌림을 느끼고 이를 작중에서 대놓고 드러낸답니다. 나는 이런 먼로의 사실적인 표현이 조금 불편했고, 살면서 제일 보기 불쾌한 장면을 본 기분이었답니다. 하지만 되돌려 생각해보면 나라고 다를 거 같지도 않았겠다는 생각과, 다만 그것이 윤리적으로 어긋났다고 느낄 뿐이지 사람의 욕망은 제도나 사회적 규범으로 없앨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책 추천 호수가 보이는 풍경 속에서 정원사의 길 안내를 받아 가던 중 낸시는 백미러를 통해 본 정원사의 어떤 행동에 대해 자신을 무시하거나 오해하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품으면서 호감이 비 호감으로 바뀐답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친절했던 그가 그녀에게 상처를 입힌다.' 뼈있는 문장이었다.
우리네 인간관계에서의 말도 안 되게 빠른 돌변성을 너무나 잘 나타낸 장면이다. 엘리스 먼로는 인간 삶의 진실성을 드러내고자하는 작품을 많이 쓴다. 그녀의 의도가 어떻든 그녀의 작품은 지나치게 사실적이다. 진실은 대게 불편하고 보기 싫어지는 것인지라 그녀의 작품을 빈속에 집어넣기엔 너무나 매스껍고 불편했다. 하지만 이렇게 뼈를 때리는 구절이나 장면, 묘사를 보고 있으면 이것이 현실이라고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다. 그렇게 그녀는 호수가 보이는 도로를 지나 한 병원에 도착하고 근무 시간이 지난 병원에서 이리저리 사람을 찾아보지만 아무도 보지 못한다. 그러던 중 갑작스런 질실 현상으로 인해 그녀는 잠에서 깬다. 지금까지의 모든 이야기는 그녀의 꿈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그녀의 보조 간호사 샌디가 낸시에게 어떤 꿈을 꾸었느냐고 물어보면서 이야기는 끝난다.
“어떤 꿈을 꾸었어요?”
“남편이 운전하던 시절의 꿈을 꾸었어요.”
“차는?”
“볼보”
“거봐요 아직 멀쩡하잖아요.”
그렇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은 전부 낸시의 과거 이야기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꿈들은 그녀의 욕망의 실현이라고 볼 수도 있다. 나이가 들어 치매에 걸리고 혼자서 몸을 가누지 못할만큼 쇠잔해졌지만 젊음과 본능에 대한 욕망은 보통 사람들과 똑같은 노인을 보여주면서 엘리스 먼로는 욕망은 나이에 따라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이다.
그녀 작품의 특징에는 특이하게도 생략이 있는데 이 때문에 많은 평론가들의 먼로의 작품은 불친절한 작품이라고 표현한다. 특히나 이야기의 줄거리 면에서도 딱히 긴 설명을 사용하지 않고 상황에 따라 독자들이 알아서 유추할 수 있도록 한다. 책 추천 호수가 보이는 풍경 역시 저렇게 대화문으로 마무리를 하면서 읽는 이로 하여금 이것이 진정 이야기의 끝인가?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되돌려보면 쓸모없이 긴 이야기보다 짧고 강한 문장들로 독자들의 창의력과 상상력을 끌어내는 작품이야말로 진정 좋은 작품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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