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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들 말한다. 좋은 이별은 없다고, 좋은 이별이란 서로 사랑하지 않았던 사람이 헤어지는 것을 말하는 것 같아 모순된 느낌이 든다고. 오늘의 책 추천 사랑엔 맹금규에서의 주인공은 전 남자친구 제희와 헤어졌다는 걸 떠올리며 옛 추억들을 회상한다. 가족 관계가 소원했던 "나"와 달리 너무나 돈독한 가족 관계를 가진 "제희네" 제희네 가족은 한 때 과일가게를 하면서 시장에서 그 입지가 좋았다.

 

 

 

 

그러나 친했던 동생이 곗돈을 가지고 도망가 버리는 바람에 과일가게도 팔고 방 하나짜리 집으로 이사를 가게 될 정도로 힘든 생활로 하루를 겨우겨우 버터냈다. 다 같이 죽을까, 살까 고민 중 어떻게든 살자고 다짐한 제희네 부모님은 가족을 지켜낸 데에 있어 그 자부심이 커보였다. 여기서 "나"는 이상한 감정을 느낀다.

 

 

결국 가족을 지켜냈다고 해도 가난은 딸과 아들들에게 넘왔고, 맏딸인 제희네 큰 누나는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지하철역에서 보세 옷 장사를 했다. 그 밖에 다른 누나들 역시 어렸을 적 부터 돈을 벌고 결혼을 했지만, 그 상황이 달리 나아진 것 같지는 않다. 결국 가족을 지켜냈지만 가난을 물려준 제희네 부모님은 "나"는 부도덕하게 본 것이다. 정답은 뭘까? 달리 생각해봐도 정답은 없다. 바보같이 착한 제희네 부모님이 가난을 물려준데에 있어 미안한 마음을 안가지고 있다 기엔 제희 부모님의 따뜻한 마음은 작품상에서 많이 드러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작품을 읽을수록 주인공인 '나'의 마음에 더욱 마음이 갔다. 나의 배우자가 될 사람이 이런 가정에서 나고 자랐다면 나 역시 불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답답한 적은 그들이 악의가 없다는 점이다.

 

악의가 없는 사람 때문에 벌어진 상황은 그 누구도 탓 할 수 없다. 이런 상황 속에 느끼는 답답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탓 할 사람을 찾는다. 하지만 책 추천 상류엔 맹금류 작품 속 제희네에서 대 놓고 잘못을 하여 탓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저 안 좋은 상황만이 놓여져 있을 뿐 그렇기에 '나'는 제희와 헤어진 이유에 대해 깊게 생각이 안 났던 것일지도 모른다. 헤어진 이유보다는 그럴만한 상황만이 있었을 뿐.

 

 

 

 

작품속에서 클라이맥스라고 할 수 있는 소풍 장면에서는 '나'가 제희와 헤어지는 데에 결정적인 계기를 제공한다. '나'가 부러웠던 제희네 가족의 유대감의 흐릿해짐 그리고 너무나 다른 윤리 의식, 괜찮은 것이 익숙해져버린 제희까지...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런 환경 속에서 자신의 고통 부터 깊은 이야기까지 아무것도 공유하지 않는 남자친구 제희가 헤어짐의 이유 중 하나였지 않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환경도 상황도 모든 게 달랐던 남자친구 제희와 '나'는 헤어진다. 여기서 내가 주목할 점은 소풍에서 죄책감을 느끼는 '나'였다.

 

 

 

소풍을 위해 준비한 도시락을 먹기 위해 냇가에 자리를 잡고 세수하고 입안을 행구며 시간을 보내던 중 소풍으로 자리 잡은 위로 올라가 주위를 살피니. 상류에 맹금류 축사가 있는 것을 보게 되고, 지금까지 마셧던 물들이 맹금류 똥물이라며 질책하는 '나'와 이런 기억 속에 괴로워하는 나를 보며 타자의 잘못을 다시금 상기 시키는 것과 타자를 정의하는 건 우리의 양심을 괴롭게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인식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희네 가족을 화목하게도 부도덕하게도 정의한다. 이런 과정에서 괴로운 기억을 가지게 된 나는 지금 남자친구와 있으면서도 이따금 소풍에서 있었던 일이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는 것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살면서 많은 만남과 헤어짐이 반복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마지막까지 헤어지지 않고 그 사랑을 지켜나가는 방법이 뭔지 정의내릴수 없다. 게다가 헤어짐에 있어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고 헤어짐의 비중을 저울질하면서 끈임 없이 타자를 정의한다. 그리고 아파한다. 우리는 상류에 맹금류가 있다는 것을 모른 체 그저 흐르는 물에 발을 담그고 입을 행구며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나는 나이고 타자는 타자인 것을 되도록 자주 상기시켜야겠다는 생각을 해보며, 책 추천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황정은 작가의 상류엔 맹금류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 할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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